제작사/타이틀 : あざらしそふと / アマカノ (아마카노)

발매일 : 14.12.19

장르 : 연애 시뮬레이션

원화: 피로미즈、아카네야(SD원화)

시나리오: 류노온


 


 


* 네타 없음


 


 


 


 


 


 


설국과 당신과 그녀의 이야기


11월 말의 평범한 어느 날, 당신은 조부모님의 일을 돕기 위해서도시로부터 이사해오게 된다.

가장 먼저 당신을 맞이해주는 것은 마을에찾아온 조금 이른 겨울을 알리는 듯 한 흩날리는 눈꽃, 백화들이 피어난 언덕들.

이 새하얗게 물든 세계에서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몸도 마음도 차가워지는 한기일지도모르지만,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이 설국 뿐만이 아니다. 3명의그녀들 또한 당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마을 신사의 무녀이자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인품과 성실함을 지닌 '무녀 공주(巫女姫)' 라 불리는 타카야시로사유키

조부모님의 집에 하숙하고 있는, 당신을조롱하는걸 즐기는 선배 칸바야시 미즈키

마을에서 이름난 디저트점에서 일하고 있는 밝고 쾌활한 후배 호시카와 코하루

그녀들을 만나게 된 계기는 단순한 우연이었지만,당신은 그녀들과의 만남 속에서 지금까지는 없었던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꽁꽁 얼어있던 당신의 마음을 녹여가는 마을의 온정, 그리고 당신과 그녀들과의 관계에서 태어나는 연정의 달콤함.

올해의 겨울에는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그런 느낌이 든다.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근거로 쓰여진 한 편의 소설과 같은 이야기를에로게 속에서 구현해낸 '비주얼 노벨' 적인 작품들은 상당히 많지만, 최근에 발매되는 작품들을 돌아봤을 때 그러한 작품들 중에서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연애 시뮬레이션'에 가까운 게임들은 사실상 얼마 되지 않는다고 볼수 있습니다.


연애 시뮬레이션의 정석적인 플롯은 주인공과 플레이어를 동일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플레이어 스스로가 작중에 개입하여 여러 사건들을 접하고 히로인들과의 관계를 진전시켜나가며 최종적으로는연애의 성립에 다다르는 결과에 이르는 것(그 이후의 과정 또한)이라고할 수 있겠는데요, 그런 의미로 보자면 최근의 에로게 시장에서는 주인공에 대한 공감을 넘은 '동일시' 를 바탕으로 플레이어가 작품에서 체험할 수 있는 연애요소를강조하는 순수한 연애 시뮬레이션의 발전은 멈춰버렸고 비주얼 노벨이라는 같은 이름 아래 플레이어 자신의 체험보다는 작중의 등장 인물들과 그들이 펼쳐나가는이야기에 대한 몰입을 강조하는 시나리오게와 캐릭터의 매력과 독특한 설정만을 강조하는 캐러게만이 남아서 서로 다른 길을 향해 가게 됐습니다.  (P.S)


 



            (연애 시뮬레이션게임의 대표적인 예 - 전연령판인 러브플러스와 성인판인 CATION 시리즈)


 


그런 의미에서 본작을 평가하자면 요즘은 보기 힘든, 좋은 연애 시뮬레이션으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기에 주로 에로게 초심자분들이나,일상에 지치신 분들-한 루트를 한번에 몰아서 하는 타입이 아닌,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느긋하게 즐기실 수 있는 분들의 경우- , 꼭 그렇지 않더라도 순애 게임을 좋아하시는 플레이어분들이라면 큰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적극 추천드릴수 있겠습니다.



당신과 그녀의 이야기 - 시스템 살펴보기


 


좋은 연애 시뮬레이션이 갖춰야 할 조건들은 많지만, 비주얼 노벨과 차별되는 연애 시뮬레이션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플레이어의자유도' 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장르를 넘어서버리는 과도한 자유도는 플레이어가 온전하게 연애게임을 즐기는데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으니 배제한다고 하더라도 꽤나 높은 자유도를 플레이어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각 게임이 도입한 독특한 시스템이나 선택지를 통해 구현될 수있습니다. 


 



 

우선, 주인공 이름 설정 기능은 예전부터 쓰여온 흔히 있는 기능이니 그리 신선한 기법은 아니고 본작에는 이름을 불러준다거나 하는 기능도 없습니다.CATION 시리즈의 러블리콜 정도의 기능은 고사하고서라도, 불러주는건 기껏해야あなた様、あなた、後輩くん、先輩 같은 대명사 정도에요.이기능은 아마카노만이 내세울 수 있는 특별한 요소라기보다는 본작이 연애 시뮬레이션을 지향한다는 게임이라는 점을 알리는데만 의의가 있습니다. 


 


 


 


본작에서는 문장형 선택지가 일체 없는 대신 장소선택형 선택지만이 존재하는데, 이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수월한 공략을 가능하게 하지만 다양한 선택을 제한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물론 공략의 복잡함이 게임의 재미와 정확히 비례하는 것은 아니고 가끔은 짜증을 부르기도 하지만,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의 주인공에 대한 몰입과 체험 그 자체가 소중한 가치이며 감상의 좋고 나쁨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선택지의 수와 종류의 다양성-게임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것은 좀 더 괜찮은 게임이 될 수 있는가능성을 가로막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가령 데이트를 한다고 치면, 데이트코스를 어떻게 짤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레스토랑에서는 어떤 음식을 주문할 지, 어떤 장르의 영화를 봐야 할 지, 대화는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 지, 애프터를 유도할 수 있을지, 그야말로 고민되는 선택의 연속이지 않나요? 아마카노에는 그러한 다양한 선택지로 구현될만한 요소가 전무하고 그 자리를 미리 정해져있는 텍스트가 차지하게된다는 것이죠.


(이는 개인적으로 사유키 루트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 했던 이유이기도 한데,사유키 루트는 연애의 전개에 있어서 플레이어가 아닌 주인공을 강조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능동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감각을 잃게 합니다.)


한편, 오른쪽 아래의 붉게 표시된메뉴인 '마음을 전한다' 라는 메뉴는 아마카노 시리즈가 내세우는특징 중 하나인데, 아마카노그래프라는 히로인 호감도 패러미터 수치를 100% 채우게 되면 저 메뉴가 등장하고 히로인에게 직접 고백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고백하지 않고 버틸 수도 있지만 3-4일후에는 히로인 쪽에서 고백해오고 주인공이 받아들이면서, 어쨌든 이어지게 되는데요. 꼭 누가 먼저 고백해야 연애에 정당성이 부여되는건 아니니까. 연애시뮬레이션에서도 고백의 장면을 한 가지 방식의 텍스트로만 규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다양성을 보여주는 본작의 긍정적인 요소였습니다.


 


 


아마카노그래프 시스템.



고백 전에는 세 히로인의 수치가 표시되지만 고백 후에는 한 히로인의 호감도 수치만이남으며 100%~300%의 범위에서 점차 증가합니다. 클릭하면호감도별로 각기 다른 보이스를 들을 수 있는데, 이 기능은 어나더 뷰라는 히로인 시점에서 사건에 대한 감상이나 주인공에 대한 감정을 묘사하는 시스템과 더불어서, 본작은 일방적으로 주인공이 히로인을 공략하는 게임이 아니라 플레이어와 히로인간의 상호 교류를 통해서 연애가 진행되는 게임이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시스템으로 제공합니다.


 


 



 



아마카노를 플레이하기 전까지는 피로미즈씨의 원화를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만, 플레이 후에는 그 평가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다른 CG도 아름답지만 특히 고백시에 등장하는 CG는 일품인데요. 이는 또한 플레이어-주인공-히로인으로통하는 간접적인 인식의 체계를 단숨에 플레이어-히로인간의 직접적인 소통의 순간으로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 최적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CG 및고백의 대화로 이루어진 이 씬은 본작의 타이틀이 왜 アマカノ-甘カノ 인지 연애고자라도 알기 쉽게 제시하는 대목입니다. 한편으로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주로 연애가 성립된 이후의 연인으로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그리는데 주목하기에, 이 CG는 본작의 끝이 아닌 시작을 알리는 프롤로그의대미를 장식하는 연출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굴곡 없는 이야기


아마카노는 탄탄한 시나리오를 추구하는 게임은 아니며, 연애 게임으로서 플레이어의 감상을 불러일으킬만한 강렬한 페이소스 또한 없습니다. 고백 이후로는 뻔한 이벤트만 반복되는 면도 있고 말이지요. 하지만그런 일상적이고 때로는 지루하기도 한 이벤트의 반복이야말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제대로 구성되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플레이어는 그저 현실감 있으면서도 현실에 비해 제약이 적은 연애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캐릭터성이 너무 튄다거나, 연애과정이 자연스럽지가 않다거나, 일어나는 사건이 비현실적이라거나 하면 플레이어와 주인공간의 동일시는 이루어지기가 어렵습니다. 게임을 재밌게 즐길 수가 없다는 것이죠. 


연애 시뮬레이션을 표방하면서도 단순히 설정이나 모에성만을 강조하는,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정작 연애의 과정 하나도 제대로 못 그려내는 일부 캐러게들과 비교해보면, 이렇게 평범하면서도 감미로운 연애의 과정 하나만을 정중하게 그려내는 시도라도 하면 대중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수있다는 사실을 본작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캐릭터들도 매력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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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양상에 대해서 비판적이라기보다는 유저들의 수요 변화에 따른 지극히 자연스러운 장르의 진화 과정으로 바라보는데, 현대의 독자의 입장으로서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적응할 필요가 있으며, 어느 한 장르에서만 통용되는 평가의 잣대를 더 이상 다른 장르에 강제로 접목시킬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과적으로 유저들은 다양한 장르의 에로게를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죠. 매력적인 캐릭터와, 설득력 있는 연애의과정과, 유의미한 주제성의 삼위일체가 모든 이들의 감상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작품이 절대 발매될 리가없는 이상 늘어난 선택지에 화답하는 우리들의 자세는 융통성 있고 개방적인 태도여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