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 게임에 희망은 있는가? 
minori사카이 : 업계의 기존의 시스템은 죽었다. 하지만 재편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지도 모른다.



전편에서는 미소녀 게임 업계에 있어서 크라우드 펀딩에 대해 minori의 사카이 노부카즈씨에게 생각을 들었다. 후편에서는 미소녀 게임 업계에 대해서 재차, 사장이라는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여기서 들은 것은 Business Journal에서 언급됐던 것이나, 전편과도 또 다른 실로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ㅡ '소레요리노 전주시' 가 10월 30일부터 예약 개시를 시작했는데요, 개발 상황은 어떠한가요?

사카이 노부카즈(이하 사카이) : 2015년 2월 27에 릴리즈 예정입니다만, 지금 사원들이 노력하고 있어요.

ㅡ 작년 발매된 '12월의 이브'는 평판이 좋았는데요. 판매량도 목표치만큼 달성했나요?

사카이 : 목표치는 달성했습니다만, 지금의 minori는 '스피파라'에서 얻은 교훈, 즉 시장 규모로부터 바라본 절대적인 판매량이 적당하더라도 내부적으로 비용을 들이는 문제로 인해서 목표치에 닿지 못 하는 부조화적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목표치를 가능한 한 낮게 잡고 있어요. 대성공은 하지 못 하더라도 다음 작품의 개발이 가능할 정도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 지, 그런 느낌의 제작 방법으로 선회했습니다.

ㅡ '스피파라'가 실패했다고는 해도 그 다음에 낸 '여름 한르의 페르세우스'가 평판이 좋아서 다행이었네요.

사카이 : '스피파라'의 실패는 어디까지나 내부적인 문제 때문이며, 작품이 질적인 의미로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속편의 릴리즈에 대한 의견을 지금도 많이 받고 있고, 그에 대한 회답은 해외 시장에 릴리즈하는 형태였죠.

'여름 하늘의 페르세우스' 에 대해서는, "플레이 시간이 짧다" 라고 하는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습니다. minori의 경우에는 한 게임에 들어가는 CG매수가 타사 풀프라이스 작품의 1.5~2배 가량 됩니다. 이 점은 연출을 살리는 현 방침으로 간다면 반드시 필요하니까 어쩔 수 없지만, 그에도 관계없이 텍스트는 다소 짧은 편이죠. 그건 예산 할당의 방향성 차원의 이야기인데, minori는 화면이라는 부분에 예산을 크게 할애해서 엔터테인먼트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 자신이 장대한 것 보다는 밀도가 높아서 예리한 것을 좋아하는 취향적인 문제도 있습니다만.

ㅡ 작품이 길다고 느낄지 짧다고 느낄지는 각자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넷상에서는 '짧다' 라고 하는 반응이 많았지요.

 사카이 : 그렇지만 '나츠페르'도 그만큼 짧지는 않아요. 텍스트 용량으로 치면 1.1mb정도 되는데 이건 'ef - the latter tale.'과 비슷한 용량입니다. 그치만 CG를 늘리거나 연출을 세세하게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기술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평가되는 경우가 적고, 원래는 분리해서 평가할 부분도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스토리를 보여주기 위한 기술이며, 필요 충분히 갖춰져 있으면 좋으니까요. 하지만 이 필요충분의 허들이란게 제 생각과 시장의 생각과는 괴리가 있는 것 같네요.

ㅡ 구체적으로 어떤 괴리를 느끼나요?

사카이 : 예를 들면, 저는 눈이나 입의 움직임이 없는 작품을 플레이하면 기분이 나빠집니다만, 그런 것이 불필요하다고 하는 의견도 있겠죠. 물론 이건 어느 쪽이 정답인건 아니고, 메이커의 개성에 달려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 괜찮습니다.

방금 전(전편)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보자면, 어떤 출자자가 '다른 브랜드에서는 그런거 안 하니까, 그런 요소는 불필요합니다. 없애세요' 라고 강경하게 주장하면 금전적 사정이 달려 있으니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도 생기죠. 이것이 몰개성화로 연결되며, 비슷비슷한 작품들이 제작되는 이유입니다. 모두가 다 같이 비슷비슷한 작품을 만들면 만들수록 소비 욕구는 떨어지고, 유저는 줄어들어가겠죠. 또한 매력적인 시장도 아니고 작품성도 추구하지 않으니 당연히 제작자로서 업계를 목표로 하는 사람도 줄어들겁니다. 결국 그렇게 퀄리티의 저하가 일어나는 부정적인 연쇄로부터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 겁니다.

minori에서는 텍스트의 용량에 비해 풍부한 연출을 보여주는 제작 방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리크-프라인(편주 : 회수해야 할 초기 비용)이 높고 리스크도 높지만, 그 부분을 줄이고 몰개성화돼서 다양성을 잃는다면 특별히 minori에서 제작할 필요는 없어지기 때문에, 조직을 유지할 필요는 없어집니다.

ㅡ 그렇지만, 게임의 만족도라고 하는 점에서는 유저들은 8,800엔이라고 하는 고액의 가격을 지불하고 게임을 구입하기 때문에 플레이 시간이 짧은 것 보다는 긴 것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사카이 : 절대값적으로 가격이 가격이 비싸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 결정의 결과는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맞춘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표준 가격 베이스입니다만, 8,800엔을 베이스로 해서도 충분히 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계속해서 시장이 작아졌고, 이제는 그 가격으로는 기존의 퀄리티를 유지한 채로 릴리즈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향후에도 이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용을 줄일 지, 가격을 올릴 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죠.

ㅡ 가격은 올리기 쉽지 않으니 내용을 줄인다는 흐름이 되는 걸까요. 하지만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내용을 같이 줄이면 유저의 평가가 떨어질 것 같네요.

사카이 :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부분은 CG이므로 한때는 늘리는 경향이었던 CG도 최근에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CG는 극단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유저들의 평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죠. 그 대신에 유저들의 평가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 늘린 것이 텍스트량입니다. 텍스트량은 플레이 시간과 직결되고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CG보다 적기 때문에 투자 효과가 높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ㅡ 확실히 책도 두꺼우면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듯이, 텍스트량은 많으면 많을수록 플레이 시간은 길어지겠네요

사카이 : 특히, 실제로 플레이하지 않은 사람이 타인의 감상을 읽는 경우에 플레이 시간이라고 하는 실제 분량적인 측면을 감상자에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렇지만, 텍스트 용량이 증가하면 장면 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원래대로라면 연출에 필요한 소재의 양은 증가할 것입니다만, 그렇게 되면 비용이 올라버리니까, 스탠딩을 보여주는 시간을 길게 해서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화면의 변화가 없어지고, 스탠딩으로만 표현할 수 없는 것도 많이 있으니 그 제약때문에 흥미를 잃어버린 유저는 스킵을 해 버립니다. 그럼에도 투자 효과는 높다고 느끼니까 유저들이 읽든 말든 텍스트량의 증가는 횡행하겠지요.

다만, 내용을 줄인다고 하더라도 게임의 근간 기획이나 설정같은 부분은 소프트의 규모에 따라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작업층으로 일이 넘어간 후의 부분이니까, 실제로는 극적인 비용 절감으로는 연결되지가 않습니다.

ㅡ 구매 욕구가 들도록 저렴하게 하고 싶어도 많이 팔리지 않으니까 비싸게 할 수밖에 없다. 브랜드의 딜레마군요.

사카이 : 그렇네요. 가격을 내려서 구매 의욕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마 실매가로 1,000엔, 아니, 아마 980엔 이하까지 떨어뜨리지 않으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없을거에요. 하지만 지금의 국내 시장 규모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스팀판 'eden*'은 시장 규모에 비례해서 싸게 내놨습니다. 원 개발비는 국내에서 회수가 끝났고 드는 비용은 번역비 정도니까 최소한은 이걸 회수 가능하다면 좋겠고 시장 규모에 비례하는 매상이 들어온다면 미래가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실험을 실시할 수가 있겠네요. 안 되면 그냥 철수하면 되고(웃음)

■ 지금까지의 미소녀 게임의 상식은 잊어야 한다.

ㅡ 그 'eden*'은 비교적 짧은 작품이었지만, 스탠딩이 일절 없는, 미소녀 게임에서는 상식을 파괴한 작품이었죠.

사카이 : '영화는 이래야 한다' , '만화는 이래야 한다' 같이, 어느 컨텐츠에도 'OO은 반드시 이래야 한다' 고 하는 '각 컨텐츠에 들어맞는 정론' 이 있죠. 물론 미소녀 게임에도 있습니다. 스탠딩이 있고 이벤트 CG가 있다. 이게 기본 포맷입니다.

그렇지만 '정론' 은 넌센스입니다. 본래 포맷은 하나가 아니고 여러가지 표현 방법이 있는게 좋습니다. 룰이 있는 듯 없는 듯, 룰이 없다고 하는 것은 제작자의 에고를 반영시키기 쉽고 자유로운 작품 생산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텍스트 100kb에 그림 데이터가 많이 들어가 있는 굵고 짧은 게임이 있어도 되는거죠.

ㅡ 'eden*'은 실험적 작풍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언급하신 이론을 증명하듯이 성공했네요.

사카이 : 발매 당시에는 새로운 시도를 인정하는 풍토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시장의 쇠퇴와 발맞추어 탬플릿화가 진행되고, 리뷰가 획일화되고, 자신의 감성에 맞지 않는 것을 공격하는 것을 마치 일반론인양 퍼뜨리는 '이물을 인정하지 않는 유저'가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요. 거기서 미소녀 게임의 종말의 시작을 느꼈습니다.

이것도 '정론'이 넌센스라고 하는 것과 같이, 창작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개인적으로 이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하는 추천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 지, 그 추천을 통해서 긍정적인 연쇄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가 시장 확대의 주안점입니다만, 일찌기는 다양성을 인정해서 재능을 갈고 닦아 온 문화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양성을 배제하고 균질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우스운 상태에 빠져 버렸죠.

ㅡ 확실히 미소녀 게임은 다른 장르와 비교해서 제작하는데 있어서의 제약은 한없이 적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게임의 플레이 시간이나 텍스트, CG, 해외 시장의 확대 등을 포함해서 지금까지 있었던 미소녀 게임의 상식을 재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는 걸까요.

사카이 : 미소녀 게임을 만드는 방법은 이래야 한다, 유통은 이렇게 해야 한다, 하는 생각은 일단 뒷전으로 해야 하는 시기에 들어섰다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전회(1편)에서, 저는 사장이라고 하는 입장에서 게임 업계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보일 수도 있는 발언을 했었죠. 그러나 저것은 미소녀 게임 업계가 지금까지 유지해 온 기존의 스킴(계획,체계)이 임종을 맞이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하나의 제시 차원의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인기가 있고 편향된 브랜드도 몇 군데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옛날같았으면 폭발적인 가속을 보일 수도 있었고, 좀 더 경기가 좋아질 수도 있었을텐데요. 아, 이건 좀 회고같네요. (웃음)

ㅡ 그 인터뷰에는 찬반양론, 여러가지 의견이 난무했었네요

사카이 : 인터뷰 후에, 'minori의 멍청이가 미소녀 게임은 끝났다고 하더라. 쓸데없는 얘기를 하는게 아니냐' 라고 동업자들이 얘기하고 있는 것을 들었습니다. 실로 유감이었죠. 한 번 기존의 체계가 무너져서 통용되지 않는다면 재기할 수가 없는겁니까? 기성 개념을 버리고 재구축할 수 없다면 다리가 썩은 코끼리나 다름없습니다. 결국엔 '그런 사항을 생각해 볼 시기가 아닙니까?' 하는 제안으로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얘기겠죠. 사장을 그만두고 싶은 것도, 나날의 잡무에 시달리며 시간이 줄어드는 문제에서 벗어나서 홀가분해지고 싶기 때문입니다. 득을 보거나 득을 보지 못 하거나 하는 캐쉬플로우적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니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사장은 거기에 주력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 미소녀 게임이 가지고 있는 큰 가능성

ㅡ 사장이 아닌 입장으로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사카이 : 기존의 체계가 죽었다는 것은 틀림없습니다만, 창작 활동이 죽었다고는 일절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바꾸는 것은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만, 일단 침착하고 지금까지의 체계를 처음부터 되돌아보면 새로운 무언가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ㅡ 아직 미소녀 게임에 희망은 있다는 걸까요?

사카이 : 미소녀 게임은 창작의 기반이 되는 토양으로서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작가가 라노베쪽으로 진출하거나 애니쪽으로 진출해서 히트를 치고 있는 경우도 있죠. 원화가가 일반 잡지에서 일러스트를 그리는 경우도 있고요. 이쪽 업계에서 제작되는 영화나 애니는 별도로 원작이 있거나 합니다만, 대다수의 미소녀 게임은 한 회사에서 오리지널로 처음부터 만듭니다. 출자 구성이 단순하다는 점도 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미소녀 게임이 가지는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ㅡ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최근에는 애니 성우가 아니라 미소녀 게임 성우가 되고 싶다고 공언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업계에 있어서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어떨까요?

사카이 : 성우업을 이른바 '소리업' 이라고 한다면, 다양한 장르가 있어야 함이 마땅하고, '소리로 먹고 사는' 것에 주목한다면 미소녀 게임을 포함해서 다양하게 장르에 도전해서 폭을 넓히는 편이 최종적으로 자신에게 되돌아 오는 몫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ㅡ 성우는 지금 초 인기 직종입니다만, 상상 이상으로 어려운 세계라고도 들었습니다.

사카이 : 성우라고 하면 TV애니나 외화 더빙이 주된 일이었지만, 그런 직종에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진로를 결정해서 토너먼트에 진출해야 합니다. 소속하는 사무소에 따라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 지가 거의 정해져버리기 때문에, 그 일을 물어줄 수 있는 사무소의 양성소에 들어가서 성우를 목표로 하는 레일을 타야 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대부분의 성우 지망자는 그 레일을 탈 수가 없습니다. 그보다도, 그 레일을 타야 한다고 눈치챘을 무렵에는 이미 손을 못 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아이를 수 년 앞을 바라보고 준비를 시킨다라.. 주변에 그 쪽으로 아는 사람이라도 없으면 무리죠. 그니까 매력이 있더라도 아무도 봐주지를 않으니까 묻혀버리고 결국 일이 없어서 은퇴하는 성우 분들은 꽤 많습니다.

저는 항상 그런 실태를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니까 minori에서는 '이런 조건으로 출연할 수 있는 사람 모집중' 이라고 가능한 한 많은 사무소에 얘기하는 동시에 프리인 분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TWOFIVE분들께 창구를 자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묻혀있는 실력자를 발굴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겠지요.

ㅡ 귀사에서 하고 있는 것을 애니메이션 현장에서도 실시한다면 활성화가 될 수도 있겠네요.

사카이 : 유감스럽지만 그건 무립니다. 물론 완전히 불가능하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대다수의 애니는 다방면의 출자자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출자액을 회수하는 구조인 이상 어렵다고 할 수밖에 없겠네요.

즉, 인기 성우를 내세워서 자금을 회수하려는 출자자가 있는 이상, 프로모션을 촉진하는 인기 성우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이 발생하는 것이죠. 아무래도 무명 성우를 쓰는 것 보다는 인기 성우를 내세워서 홍보하고 로테이션 돌리는게 투자 효율이 좋다는건 자명한 이치니까, 당연히 그렇게 되는겁니다. 이게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게 자금 회수의 지름길이니까 매우 당연한 일이고 그 부분에서 위험을 감수할만한 필요성이 없으니까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ㅡ CD나 블루레이 판매등을 포함한 비즈니스를 우선해야 하니까, 납득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군요.

사카이 : 하지만 미소녀 게임은 거기에 매일 필요가 없죠. 왜냐면 출자자가 적으니까요. minori의 경우에는 minori 단독 출자 혹은 얼마 안 되는 지원사가 있는 패턴이 대부분이기도 하고, 애초에 미소녀 게임 자체가 성우 인기로 파는 매체는 아니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미소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주얼, 그 다음이 시나리오입니다. 그 이외의 요소는 매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물론 공헌도가 제로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어디까지나 부가가치이고, 그게 주된 가치가 될 리는 없습니다.

ㅡ 이런 부분에서도 '출자자의 수'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네요.

사카이 : 만약 성우 자신이 '연기력으로 먹고 살고 싶다' 고 생각한다면 미소녀 게임 쪽에 일거리가 있으니까, 비교적 뉴트럴하게 실력적으로 승부하려고 하는 풍토토 있습니다.

그런 소식이 성우업계에 조금씩 퍼져 간 결과가 미소녀 게임에 출연하고 싶다고 공언하는 성우가 많아진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일을 해 보면 개런티도 나쁘지 않다고 보고, 실력이 입증되면 오랫동안 일할 수도 있으니까요.

■ 우선 시작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ㅡ 귀사는 성우를 시작으로 신인 라이터나 원화가 기용에도 적극적이네요.

사카이 : 새로운 재능을 찾아내고 비용을 들여서 그들을 키우는 것은 업계의 사명이자 업계에 대한 투자입니다. 지금 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은 연령적으로 40세 전후가 많다고 생각합니다만, 언젠가는 젊은 사람들이 선두에 서야 할 때가 오겠죠. 그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기술을 계승해야 하고, 비용을 지출해서 키워 둬야 합니다. 계승을 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습니다.

판매적인 부분의 체계는 변해가겠지만, 제작이라고 하는 근본적인 부분은 바뀔 리가 없습니다. 특별히 파츠라고 하는 단위까지 분해해보면 기재의 진보에 의한 기술 혁신은 있지만 대략적으로 변화가 있었냐고 묻는다면 오랜 세월 동안 큰 변화는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니까, 이 부분은 축적되는 부분이므로 계속해서 젊은 사람들에게 전해서 차세대를 육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minori에서는 젊은 사람들에게 '비용은 지불하고 기술은 가르쳐줄테니까 팔릴만 한 작품을 자유롭게 만들어봐라' 고 말하고 있습니다.

ㅡ 배짱이 크시네요

사카이 : 아마, 제 자신이 그렇게 자라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회에 나와서는 풍족한 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사장이라는 직책에 있는 지금이 가장 괴로울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무엇보다도, 투자했던 젊은 사람들이 성장해서 우리에게는 없는 감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고 그게 잘 팔려서 벌이가 되면 우리 베테랑들에게 그 단 꿀을 나눠줄 수도 있지 않겠어요?

ㅡ 조금 빗나간 얘길지도 모르겠지만, 귀사는 전기외축제도 주최하고 있지요.

사카이 : 전기외축제는 출점측, 유저측 쌍방의 참가비가 무료입니다. 이는, 참가가 무료라면 코미케에 출점할 수 없는 작은 메이커도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고, 유저들도 부담 없이 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업계의 활성화에 직결되죠. 원래대로라면 업계 단체나 유통측에서 생각할 부분이겠지만, 아무도 하지 않으면 안 하는 동안에 손을 못 쓰게 될 수도 있고 그게 제일 안 좋은 패턴이니까요. 그렇게 될거라면 차라리, 하면 될 뿐인거죠.

ㅡ 그래도 이벤트를 기획하면 시간이 걸리고, 장소비나 인건비 등 돈이 필요하잖아요.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꽤 곤란하지 않을까요?

사카이 : 회수 체계는 뒷전으로 생각하고, 우선 시작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으니까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죠. 스폰서는 우리들이 찾으면 되는거고, 못 찾으면 우리들이 출자하면 됩니다. 이벤트를 운영해보니 방해를 받거나 반 위협성 발언을 듣거나 하는 일도 있더군요. 하지만 그에 굴복해서 후진의 싹을 자른다면 결국 이후에 고생하는건 우리들입니다. 우리들의 시장을 넓히지 않은 채로 화전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거기는 단순한 황야가 될 테고, 아무도 살지 않게 될 뿐입니다. 그런 징조가 보였기 때문에 여러가지 수단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됐습니다. 물론, 이걸 우리 혼자 다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협력을 구했고, 이 정책에 찬동하는 브랜드에서는 협력을 해 주기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자사의 이익은 가장 마지막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리스크를 짊어지고, 가장 늦게 이익을 취하는 것이죠. 단기적으로 보면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면 이런 행동에 의해서 우리들이 목표로 하는 방향성을 명확하게 표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리스크를 짊어지기 때문에야말로 목적 달성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이익을 나중으로 돌리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들이 좋은 생각을 하면 다른 모두들도 좋은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 이상이기 때문이죠.

ㅡ 코미케 전야제로 불릴 만큼 큰 이벤트로 성장시킨 것은 몹시 훌륭한 일입니다만, 실제로는 좀 더 소규모로 실시하는 편이 비용도 적고 수익도 낼 수 있는게 아닐까요?

사카이 : 확실히 minori는 minori만으로 소규모로 이벤트를 실시하는 편이 수익은 많아지지 않을까, 자주 그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다른 메이커들도 그 생각은 똑같겠지요. 그렇지만, 그렇게는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시장을 확대하는 편이 시간은 걸리더라도 최종적으로 자사의 이익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 년 안에 철수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면 임시 방편으로 가격이 하락하기 전에 처분을 하는 편이 괜찮겠습니다만, 그런 생각을 하기 전에 최후의 발악을 한 번 해 보고 싶었고, 주변의 동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도 알고 싶었습니다. 그런걸 알고 나서 비관할 지 어떨지를 결정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업계 자체에 변혁이 조금은 보일지도 모를 일이구요.

ㅡ 새롭게 미소녀 게임 업계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사카이 : 어떨까요. (웃음) 그렇지만 어떤 계기가 될 수가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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